[여의도풍향계] '진흙탕' 비례대표, 이대로 괜찮을까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이번 22대 총선에선 전체 300석의 의석 중 254석은 지역구 투표로, 46석은 비례대표로 선출하게 됩니다.<br /><br />이 비례대표, 지역구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국회에 입성하는 만큼 더 꼼꼼한 검증이 필요하겠죠.<br /><br />하지만 이번 공천 과정에선 비례대표 후보들의 자질과 순번의 적절성을 두고, 혼탁한 진흙탕 싸움이 불거졌습니다.<br /><br />우선 국민의힘입니다.<br /><br />상대적으로 조용히 진행된 지역구 공천과 달리 비례위성정당 국민의미래에선 공개적인 파열음이 나왔습니다.<br /><br />일단 당선권인 17번 이시우 후보가 '골프 접대' 의혹으로 4급 서기관에서 5급 사무관으로 강등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공천이 단 하루 만에 취소됐죠.<br /><br />'아빠찬스' 아닌가 하는, 이름마저 생소한 공무원이 납득할만한 설명도 없이 당선권에 들었다가 밀려났고, 취약 지역인 호남 출신 주기환 후보는 당선권 순번을 배정받지 못하자 반발해 사퇴했습니다.<br /><br />지도부인 비대위원 2명이 비례대표 안정권으로 직행해 '사천' 논란이 불거지고,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'친윤 핵심' 이철규 의원이 서로 사퇴하겠다며 공개 충돌하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 "이렇게 협의 없이 극단적으로 밀실에서 이뤄지면 어떻게 함께하겠느냐, 함께할 수 없다는…"<br /><br />결국 비례명단을 일부 수정했지만, 여전히 뒷맛은 개운하지 않습니다.<br /><br />여기에 선거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기호 결정 당일, 부랴부랴 지역구 의원을 국민의힘으로부터 꿔오는 촌극까지 벌어졌습니다.<br /><br />민주당의 야권 비례위성정당, 더불어민주연합 상황도 만만치 않습니다.<br /><br />진보당, 새진보연합, 시민단체와 함께 당을 구성하면서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.<br /><br />당장 가장 상징적인 비례 1번, 전지예 후보부터 논란 끝에 자진 사퇴했습니다.<br /><br />공개 오디션을 거쳐 시민사회 몫 '국민후보'로 선발됐는데, 친북·반미 이력이 논란이 되자 '대주주' 민주당이 우려를 표한 겁니다.<br /><br />정영이 후보도 마찬가지 논란으로 함께 사퇴했고, 다른 국민후보 임태훈 후보도 병역거부 문제로 민주당과의 줄다리기가 벌어졌죠.<br /><br /> "임태훈 후보에 대한 부적격 결정 철회를 요청하기로 결정했습니다.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…"<br /><br />결국 임태훈 후보도 탈락하고, 시민사회 측 심사위원들이 전원 사퇴해버리며 내홍은 극한으로 치달았습니다.<br /><br />진보당이 추천한 3명도 당선권에 들었는데, 이들 역시 주한미군 사격장 폐쇄 운동을 하거나, '내란 선동'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을 요구한 이력 등에 정치권 공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이뿐 아니라, 거액의 코인 거래 논란으로 탈당한 김남국 의원, 1년도 안 돼 더불어민주연합에 슬그머니 입당했죠.<br /><br />총선 이후 합당 가능성이 큰 만큼 위성정당을 '꼼수 복당'의 통로로 썼다는 비판이 불가피합니다.<br /><br />제3지대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.<br /><br />아무래도 거대 양당 위성정당에 비해 당선 확률은 조금 떨어지지만, 오히려 그래서일까요?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논란과 혼란, 결코 적지 않습니다.<br /><br />일단, 상승세를 탄 조국혁신당.<br /><br />비례 2번 조국 대표 본인이 2심에서 징역 2년 형을 받은 상태고, 8번 황운하 의원은 1심 징역 3년 형입니다.<br /><br />1번 박은정 후보는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 의혹으로 공수처가 수사 중입니다.<br /><br />비례대표 앞순위 10명 중 4명이 재판 중이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데, 지금 조국혁신당 지지율이면 이 후보들 모두 당선될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자신들 사법 리스크를 막기 위한 '방탄 공천'이냐, 이런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죠.<br /><br /> "대통령 자신부터 자신의 부인의 범죄 비리 혐의를 감추기 위해서 거부권을 남용하고 있는 그게 방탄이지, 무슨 방탄이냐고 되묻고 싶다."<br /><br />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역시 비례 공천으로 내홍이 불거졌습니다.<br /><br />개혁신당에선 추천 인사가 명단에 없다며 양향자 원내대표가 탈당을 시사하다 번복했고, 새로운미래에선 순번 발표 후 이낙연 대표 측근 김효은 선임대변인과 박시종 비서실장이 후보를 사퇴하며 잡음이 노출됐습니다.<br /><br />사실, 정당득표율 3%를 넘어야 비례 의석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, 현재 개혁신당이나 새로운미래 모두 아주 큰 기대는 하기 어려운데 말이죠.<br /><br />1963년 도입된 비례대표의 원래 취지는 지역구 선거로 선출되기 어려운 전문가나 사회적 약자의 국회 진출을 돕는 겁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이번 공천 결과를 보면, 그 본 취지나 국민의 시선을 무겁게 여긴다기보다는, 자기 사람 심기나 제도권 밖 인물들의 주류 편입, 심지어 피고인들의 도피처로 비례대표제를 이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.<br /><br />유권자인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?<br /><br />직접 투표로 심판하는 수밖에 없습니다.<br /><br />또 다음 선거까지 전면적인 제도 개편을 요구하고, 그렇지 않으면 자칫 비례대표 폐지론까지 불거질 수 있다는 유권자의 뜻을 정치권에 확실하게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.<br /><br />PD 김효섭<br />AD 김희정 최한민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(끝)<br /><br />